재판정 입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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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회사 신입임. 여친이 어제 엑셀 파일을 카톡으로 보냄. 내 팔로잉 중 여자 계정 41개 아이디가 A열에 있고 B열이 비어 있음. '관계' 칸이래. 아는 사람이면 어떻게 아는지, 모르는 사람이면 왜 팔로우했는지 적어서 보내라고. 41개 중에 솔직히 모르는 계정이 반은 됨. 게임 코스프레 계정이나 알고리즘 타고 누른 거. 근데 그중에 전 여친이랑 소개팅했던 사람도 있긴 함. 안 지운 건 그냥 신경을 안 써서임. 여친은 "모르는 사람이면 지우면 되잖아, 왜 못 적어?" 함. 엑셀까지 만든 게 좀 무서운데 내가 이상한 거임?
IT 재택 3년차고 여친이랑 2년 됐습니다. 지난주 급여일에 통장 보니까 모르는 적금으로 30만원이 빠져나갔더라고요. 여친한테 물어보니 자기 친구 커플이랑 넷이서 내년에 유럽 가기로 했고, 커플당 월 60만원씩 모으는 적금을 들었답니다. 제 몫 30은 제 통장에서 자동이체 걸었고요. 제 오픈뱅킹이 여친 폰에 연결돼 있어서 가능했던 거예요. 유럽 가자는 얘기는 들은 적 있어요. "내년에 갈까?" "좋지" 정도요. 근데 그게 친구 커플이랑 넷이서 가는 거였고, 적금까지 드는 건 몰랐습니다. 그 커플 남자분은 소개팅 자리에서 한 번, 여친 생일에 한 번 본 게 다예요. 1년에 한 번 보는 사람이랑 열흘을 같이 다녀야 한다는 게.. 여친은 "넌 재택이라 휴가 자유롭잖아. 그리고 좋다고 했잖아" 합니다. 좋다고 한 건 유럽이지 그 커플이 아닌데요. 지금 해지하면 친구 커플한테 자기가 뭐가 되냐고 합니다.
헬스 트레이너임. 여친이랑 10개월 됐음. 수업 예약은 센터 앱으로 하는데 회원들이 자기 시간 고르고 내가 승인하는 구조임. 어제 저녁 타임 회원 두 분한테 연락이 옴. "선생님 제 수업이 왜 아침 10시로 바뀌었어요?" 둘 다 여성 회원이었음. 앱 로그인 기록 보니까 여친 폰이었음. 내 폰 비번 알고 있고 앱 비번도 같음. 여친한테 물어보니 "저녁 7시 8시 수업이 전부 여자 회원이잖아. 그 시간엔 나랑 있어야지" 함. 남자 회원 수업은 그대로 둠. 여성 회원분들은 직장인이라 아침 10시에 올 수가 없음. 한 분은 이번 달 수업 환불하겠다고 함. 여친은 "그 회원들이 너한테 카톡으로 하트 보내는 거 내가 봤어. 내가 뭘 잘못했는데" 라고 함. 하트는 수업 끝나고 감사 이모티콘 보낸 거임. 이게 여친이 손댈 영역임?
광주에서 카페 5년째 하고 남친이랑 2년 됐어요. 인스타로 예약이랑 문의를 받는데 제가 바쁘면 답이 늦어요. 남친이 "내가 답해줄게" 해서 비번 알려준 건 제 잘못이에요. 근데 지난주에 손님이 매장에 와서 "사장님 남편분이 그러시던데 케이크 주문은 3일 전이라고.." 하시는 거예요. DM을 보니까 남친이 답장 끝에 "- 사장 남편" 이라고 써놨더라고요. 그런 게 11개였어요. 그리고 제가 거절했던 단체 예약도 남친이 "됩니다" 하고 받아놨어요. 20명이요. 저 혼자 하는 매장인데요. 남친은 "손님들이 남자가 있다고 하면 진상 덜 부려. 널 위해서 한 거야" 합니다. 결혼 얘기도 아직 안 했는데 손님들한테는 제 남편이 돼 있어요. 도와준 건 맞아요. 근데 이게 도와준 건가요?
중소기업 경리 2년차고 왕복 3시간 통근해요. 남친이랑 1년 반 됐는데 남친 부모님이 동네에서 정육점 하세요. 처음엔 남친이 "우리 엄마 장부가 너무 엉망인데 한 번만 봐줄래?" 해서 주말에 한 번 봐드렸어요. 부가세 신고 전에요. 근데 그 뒤로 매달 말일 즈음 되면 남친이 영수증 뭉치를 사진으로 보내요. "이번 달 것도 부탁해~ 너 어차피 경리잖아". 저는 퇴근하면 밤 9시인데 그때부터 남친 부모님 가게 매출·매입을 엑셀로 정리하는 거예요. 지난달은 새벽 1시까지 했어요. 남친 어머니는 고맙다고 고기를 보내주세요. 그건 감사해요. 근데 그 고기를 들고 지하철 1시간 반을 타고 오는 것도 저고요. 남친한테 세무사 쓰시라고 했더니 "월 10만원인데 아깝잖아. 넌 1시간이면 하는 거" 합니다. 1시간이면 안 돼요. 제 업무랑 똑같은 걸 퇴근하고 또 하는 거예요. 제가 경리라서 이걸 해야 하는 건가요?
부산에서 석사 과정이고 과외 알바해요. 지난달에 학과 발표회에서 제 논문 발표를 했는데 남친이 와서 영상을 찍어줬어요. 저는 기념으로 찍는 줄 알았어요. 근데 3주 뒤에 친구가 "너 유튜브 떴던데?" 해서 봤더니 남친 채널에 "여친 석사 발표 풀영상 (똑똑함 주의)" 라는 제목으로 올라가 있더라고요. 남친 채널이 일상 브이로그인데 구독자 4천 명이에요. 그 영상이 조회수 2만이 넘었어요. 댓글을 봤어요. 발표 내용 얘기는 한 개도 없고 "여친 예쁘네요" "남친분 능력자" "목소리 좋다" 이런 거랑 외모 지적 댓글도 있었어요. 제 지도교수님 성함이랑 학교 이름이 영상 배경에 다 보여요. 내려달라고 했더니 남친이 "자랑하고 싶어서 올린 건데 왜. 조회수 잘 나오는데" 하고 비공개로만 바꿨어요. 삭제는 안 하겠대요. "내 채널 역대 최고 조회수야" 라고요. 제가 자랑거리인 건 고마운데 이렇게 올리는 게 맞나요?
공기업 신입임. 여친이 지난달 내 폰 만지더니 알람음을 자기 목소리로 바꿔놨음. "오빠아 일어나야지~" 이런 거. 집에서야 뭐 상관없는데 지난주 당직 서다가 당직실에서 그게 울림. 선배 둘이 들었고 그 뒤로 나 부를 때 "오빠아~" 함. 바꾸자고 했더니 "내 목소리가 창피해?" 하고 삐짐. 아니 창피한 게 아니라 회사잖아.. 이게 내가 예민한 거임?
석사 마지막 학기고 다음 주에 논문 최종본 제출이에요. 남친이 감사의 글 초안을 보더니 "내 이름은 왜 없어?" 하더라구요. 솔직히 남친이 2년 동안 해준 거 많아요. 실험 늦게 끝나면 새벽에 데리러 오고, 엑셀 데이터 정리 같이 해준 적도 두 번 있고, 발표 전날 밤새 리허설 들어줬어요. 그건 고마워요. 근데 감사의 글에 교수님이랑 가족 다음에 남친 이름 박는 게.. 저희 랩은 그런 거 쓰는 분위기 아니거든요. 선배들 논문 봐도 가족까지예요. 그렇게 말했더니 "그럼 내가 한 2년은 뭐였냐. 네 부모님은 돈 대주셨고 나는 몸으로 때웠는데 부모님만 들어가?" 이러는 거예요. 그리고 "나중에 헤어질까봐 안 넣는 거지?" 까지요. 아니 그 생각은 안 했는데 그 말 듣고 나니까 더 넣기 싫어지는 건 왜죠?? 친구들은 "그냥 한 줄 넣어줘라 뭐가 어렵냐" 하고 저는 논문이 제 거지 남친 거는 아니잖아요 싶고. 이게 제가 쪼잔한 건가요?
간호사 2년차고 남친은 주말 쉬는 회사원임. 근무표 나오면 남친한테 보내주는데 어느 순간부터 남친 친구 모임이 전부 내 나이트 날임. 이번 달 넷 다. 좋게 보면 배려임. 근데 나이트 전날 저녁은 내가 유일하게 밥 같이 먹을 수 있는 시간인데 그때 나가버리니까 결국 한 달에 제대로 본 게 두 번임. 말했더니 "너 없는 날 노는 게 배려 아니야? 네 쉬는 날은 다 비워뒀잖아" 함. 맞는 말 같은데 왜 이렇게 서운하지.. 내가 이상한 거임?
게임회사 신입이고 여친이랑 2년 됐음. 요즘 결혼 얘기 슬슬 나오는데 지난주에 여친이 자기 신용점수 앱 캡처를 보내더니 "나 920. 너도 보여줘" 함. 내가 "그걸 왜" 했더니 "결혼하면 같이 대출 받을 건데 서로 알아야지. 안 보여주는 건 숨기는 거 있다는 거야" 라는 거임. 숨기는 거 없음. 학자금 대출 남은 거 있는데 그건 이미 말했음. 근데 점수를 까라고 하니까 뭔가 면접 보는 기분임. 여친 말이 틀린 건 아님. 자기 건 먼저 보여줬고 결혼하면 어차피 알게 되는 거니까. 근데 "안 보여주면 숨기는 거" 이 말이 너무 싫음. 믿으면 안 물어봐도 되는 거 아님? 내가 너무 예민한 거임? 아님 결혼 앞두고 이 정도는 당연한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