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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사는 50대예요. 큰딸이 내년 3월에 복직한다고 손주를 봐달라고 했어요. 저야 당연히 봐주지요. 돌 지난 손주 보는 게 힘들어도 그게 할머니 낙인데요.
근데 지난 주말에 딸이 사위랑 같이 와서 종이 한 장을 내밀더라구요. 제목이 '양육 도우미 계약서'예요. 주 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월 80만원, 명절 상여 별도, 아프면 하루 전 통보. 딸이 "엄마, 이게 요즘 시세의 반도 안 되는 거야. 그래도 공식적으로 드리는 게 맞아서" 하더라구요.
사위가 먼저 하자고 했답니다. "어머님 노동을 공짜로 여기는 건 아닌 것 같아서요" 하면서요. 말은 고마운데요, 저는 그 종이를 보는데 제가 손주 할머니가 아니라 도우미 아줌마가 된 기분이었어요.
제가 "엄마한테 이런 걸 왜 쓰게 해" 했더니 딸이 "엄마가 전에 그랬잖아, 공짜로 봐주는 거 당연하게 여기지 말라고" 해요. 그 말은 제가 했어요. 둘째 사돈댁이 애 봐주면서 생색내는 거 보고 한 말이에요. 근데 그게 계약서 쓰자는 뜻은 아니었잖아요.
제일 서운한 건 '아프면 하루 전 통보' 칸이에요. 제가 몸살 나면 하루 전에 알 수 있나요? 딸은 "그건 그냥 형식이야, 엄마한테 적용 안 해" 하는데 그럼 왜 써놓나요.
돈은 받을 거예요. 안 받으면 또 그 소리 나올 테니까요. 근데 사인은 안 했어요. 딸이 "엄마 그럼 돈 안 드리는 게 나아?" 하더라구요. 제가 유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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