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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일흔둘이시고 작년에 심장 시술 받으셨습니다. 그 뒤로 정리를 시작하셨어요. 보험, 집 문서, 통장 다 목록으로 만들어서 저희한테 주셨고 그건 고마운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주말에 단톡에 파일이 하나 올라왔어요. 제목이 '조문 예상 명단'이었습니다.
열어보니까 시트가 네 개였어요. 아버지 지인, 큰형 쪽, 저, 여동생. 각자 이름 밑에 예상 조문객이 적혀 있습니다. 회사 직함까지요.
큰형이 87명, 여동생이 34명, 제가 12명이었습니다.
아버지가 그 밑에 이렇게 쓰셨어요. "둘째는 앞으로 3년 안에 최소 서른은 만들어라. 사람 없는 장례식은 남는 사람이 창피하다."
저는 금융권에 20년 있었고 작년에 지점장 달았습니다. 아는 사람이 12명일 리가 없어요. 아버지가 제 결혼식 방명록을 보고 세신 겁니다. 8년 전 거요.
그때 제가 조용히 하고 싶다고 해서 양가 합쳐 60명만 불렀습니다. 아버지는 그때도 "이게 무슨 결혼식이냐" 하셨어요.
큰형은 "아버지 마음 편하시라고 그냥 네네 해" 합니다. 여동생은 웃으면서 "오빠 인맥 관리 좀" 이러고요.
저는 단톡에서 나가고 싶었는데 그러면 또 일이 커집니다.
어제 아버지한테 전화가 왔어요. "화났냐?" 하시길래 아니라고 했더니 "그럼 이번 달에 동창회 한번 나가라" 하시네요.
추가) 아버지가 못된 분은 아닙니다. 평생 남한테 베푸시고 사신 분이에요. 그래서 더 뭐라고 못 하겠습니다.
판 결 문· 변론에서 승격
정리하시는 건 좋은데 자식 셋 숫자를 나란히 놓고 단톡에 올리신 건 다른 얘기지요. 87명 34명 12명이 붙어 있는 걸 본인이 보셨어야 해요
2026. 9. 16.
부장판사청렴한 재판장1029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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