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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남편이랑 둘이 살아요. 자식 셋 다 출가했고 둘째 아들이 작년에 제주로 내려와 살아요. 손주가 네 살이에요.
며느리가 복직하면서 손주를 평일에 봐달라 해서 그러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지난 주말에 아들이 서류 한 장을 내밀었어요. '돌봄 위탁 계약서'. 평일 15시~19시, 토요일 10시~14시, 시간당 1만원, 월말 정산, 이렇게 적혀 있고 밑에 제 이름 쓰는 칸이 있었어요. 밑에 작은 글씨로 '당일 취소 시 50% 지급'이라는 줄도 있었어요. 제가 아프면 반값이라는 뜻이겠지요.
아들이 "엄마, 요즘은 다 이렇게 해. 공짜로 하면 엄마도 지치고 우리도 미안해. 떳떳하게 받으시라고" 해요. 며느리도 옆에서 "어머니 시간 귀한 거 저희도 알아서요" 하고요.
고맙다고 해야 하나 싶었는데.. 밤에 누워서 생각하니 서운해서 잠이 안 왔어요. 월 80만원이면 어린이집 연장반보다 싸다고 하네요. 그 계산을 저 앞에서 했어요. 그리고 토요일은 제가 교회 가는 날인데 근무표에 그냥 들어가 있었어요. 물어보지도 않고요.
남편은 "돈 준다는데 뭐가 서운해, 요즘 애들 방식이지" 해요. 큰딸은 전화로 "엄마 그거 사인하면 진짜 알바 되는 거야" 하고요. 저는 손주를 보는 거지 알바를 하는 게 아니잖아요. 돈 받으면 그날부터 손주가 일이 되는 것 같아서요.
제가 구식인 건가요. 사인을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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