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뒤로 한 달을 20만원으로 살아봤습니다. 점심은 회사 근처 편의점에서 해결하고, 주 2회 있던 팀 저녁은 선약 있다고 빠졌습니다. 회식 한 번 빠지는 게 생각보다 티가 나더군요. 팀장이 요즘 무슨 일 있냐고 물어서 그냥 웃었습니다. 아내한테 침대 얘기를 다시 꺼냈습니다. 그랬더니 가계부 엑셀을 열어서 보여주더군요. 침대는 명절에 들어온 돈으로 산 거고 용돈이랑은 계정이 다르다고요. 맞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표를 한참 보다가 알았습니다. 항목마다 조정 가능 여부가 적혀 있는데 '조정 가능'이 적힌 칸은 제 용돈 하나였습니다. 학원비도 보험도 통신비도 전부 '고정'이었습니다. 그 얘기는 안 했습니다. 하면 또 애들 크는데 당연한 거 아니냐가 나올 것 같아서요. 어제 둘째가 저녁 먹다가 아빠는 요즘 왜 도시락 싸가냐고 물었습니다. 아내가 저를 한 번 봤는데 저는 다이어트라고 했습니다. 아내도 별말 안 하고 넘어갔습니다. 다음 달부터 담배를 안 피우니 줄일 게 없어서 헬스장을 끊기로 했습니다. 7만원짜리였습니다.
판 결 문· 변론에서 승격
살림하는 입장에선 학원비가 진짜 무서워요. 침대는 허리 때문일 수도 있고요. 남자분들은 고지서를 안 봐서 그래요
2026. 8. 18.
부장판사너그러운 배심원3457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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