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 사연 보기(694자)
결혼 2년차 개발자입니다. 지난 토요일 대학 동기 결혼식이었는데 제가 그날 회사 장애 대응으로 못 갔습니다. 아내한테 "내 이름으로 축의금 좀 보내줘, 20 정도" 하고 출근했습니다. 저희는 생활비 통장을 같이 쓰고 아내가 관리합니다.
저녁에 그 동기한테 카톡이 왔습니다. "형 바쁜데 챙겨줘서 고마워ㅎㅎ" 그런데 송금 내역을 보니 5만원입니다.
아내한테 물었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결혼 때 그 사람 5만원 했어. 장부 다 있어. 받은 만큼 하는 거지. 그리고 당신 가지도 않았잖아. 식대도 안 먹었는데 20은 과해."
맞습니다. 그 친구 저희 결혼 때 5만원 했습니다. 근데 그때 그 친구는 3년째 취준생이었고, 지방에서 KTX 타고 올라와서 끝까지 있다가 뒷정리까지 도와주고 갔습니다. 제가 대학 때 그 친구 자취방에서 한 학기 얹혀 산 적도 있습니다. 그 친구가 이제 처음으로 번듯한 회사 들어가서 결혼하는 건데, 저는 그 5만원이 그때 그 친구 형편에서 제일 큰 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내는 "그건 당신 마음이고, 돈은 기준이 있어야 돼. 당신 친구들 하나씩 사정 봐주면 끝이 없어" 합니다. 아내가 작년에 축의금 장부를 엑셀로 정리해서 '받은 금액' 열을 따로 만들어 둔 것도 이번에 알았습니다.
제 친구고 제 이름으로 나가는 돈입니다. 20 보내 달라고 분명히 말했고요. 아내는 "생활비 통장에서 나가는 거니까 내 돈이기도 해" 합니다. 그것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
지금 15만원을 따로 더 보내고 싶은데, 5만원 보내고 나서 15만원을 또 보내면 그 친구가 뭐라고 생각하겠습니까. 와이프가 5만원 보냈다가 형이 뒤늦게 채웠구나, 다 보입니다.
추가) 제 용돈에서 보내면 되지 않냐는 말이 있을 것 같아서. 제 용돈은 월 40이고 그건 이제 하려고 합니다. 제가 묻고 싶은 건 아내가 제가 말한 금액을 자기 기준으로 바꿔서 보낸 게 맞냐는 겁니다.
판결 후 직접 변론 댓글도 달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