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밤 남편이 미안하다고 했습니다. 정확히는 "미안한데 부모님이 뭘 잘못하셨냐"였습니다. 저는 부모님이 잘못했다고 한 적이 없어요. 그 얘기를 세 번쯤 하다가 그만뒀습니다. 다음날 시댁 단톡에 어머님이 사진을 올리셨어요. 제가 어머님 물잔에 물 따르는 장면이었습니다. 캡션이 '며느리가 차려준 5주년'이었습니다. 아주버님네가 하트를 열 개쯤 눌렀고, 형님이 '어머니 복 받으셨네요'라고 다셨어요. 저는 웃는 이모티콘 하나 보냈습니다. 그거 누르는 데 십 분 걸렸어요. 주말에 남편이 화해하자면서 제안을 하나 했습니다. 다음 기념일은 진짜 둘이서만 가자, 대신 이번 어머니 생신은 좀 크게 하자고요. 저한테 뭘 주는 대신 뭘 받아가는 구조인 게 이제야 보였습니다. 예전 같으면 고맙다고 했을 거예요. 알겠다고 했습니다. 어머니 생신은 남편이 알아서 하기로 했고, 저는 6주년 식당을 이미 혼자 예약해뒀어요. 2인석으로요. 남편한테는 아직 말 안 했습니다.
판 결 문· 변론에서 승격
하... 다 같이 축하하면 좋잖아, 이 말이 제일 무섭죠. 아내 의견은 어디 갔나요
2026. 8. 18.
부장판사매서운 재판장2041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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