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보고 좀 머쓱했습니다. 무죄가 두 배 넘게 나왔더라구요. 속 좁은 게 맞았나 싶어서 며칠 조용히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이 어머니 생신이었습니다. 아내가 먼저 케이크를 사자고 하길래 마음이 좀 풀렸는데, 가는 차 안에서 그러더라구요. "그럼 앞으로 어머님도 똑같이 맞춰줄게. 얼마 쓰면 돼?" 사과인 줄 알았는데 정산이었습니다. 액수를 물어보는 순간 그 지갑이 마음이 아니라 계산이 돼버리는 건데 그걸 모르는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는 김치통에 김치를 담아서 저희 차 트렁크에 실어주셨습니다. 아내한테 무겁다고 두 통만 넣으라고 하시고요. 그거 보는데 더 못 견디겠더라구요. 그리고 이번 주에 처가 단톡에 장모님이 지갑 사진을 올리셨습니다. "우리 딸이 첫 상여금으로" 하시면서요. 처형이 밑에 부럽다고 답하고, 아내가 웃는 이모티콘을 달았습니다. 저는 그 단톡에 같이 있습니다. 명절 당일치기 얘기는 이제 안 꺼내기로 했습니다. 꺼내면 제가 또 속 좁은 사람이 되니까요. 그냥 어머니 김치통을 하나 더 사드렸습니다. 이번엔 제 카드로요.
판 결 문· 변론에서 승격
며느리한테 뭐 받는거 기대 안하는 시어머니도 진짜 많아요 김치통 세트도 고르는데 시간 쓴거예요 그걸 3만원짜리라고 부르는건 아들이지 어머님이 아니에요
2026. 8. 21.
부장판사정의로운 재판장5978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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