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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15년차예요. 애 둘 다 고등학생이라 예전보단 여유 있는 건 맞아요.
지난주 금요일에 관리사무소에서 전화가 왔어요. "동대표 후보 등록되셨는데 서류 보완 좀 해주세요." 저는 무슨 소린지 몰라서 "저 등록한 적 없는데요" 했더니 남편 이름으로 대리 접수됐대요. 남편한테 전화했더니 "아 그거, 우리 동 후보가 아무도 없어서 관리소장이 부탁하길래 네 이름 냈어. 너 집에 있으니까 시간 많잖아" 이러는 거예요.
동대표가 뭔지 아세요? 한 달에 두 번 회의하고, 입주민 민원 받고, 주차 문제 터지면 밤에도 전화 와요. 옆 동 동대표 아주머니가 층간소음 중재하다가 욕먹고 우는 거 제가 봤어요. 그걸 남편이 저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등록한 거예요.
따졌더니 "어차피 단독 후보라 뽑히는 거고, 임기 2년인데 그 정도는 할 수 있잖아. 나는 회사 다니잖아" 해요. 저는 "그럼 당신이 하지 그랬어" 했더니 "내가 시간이 어디 있어" 래요. 집에 있는 사람 시간은 시간이 아닌가요.
제가 15년 동안 애들 학원, 시댁 제사, 친정 병원, 다 제 시간 써서 한 거예요. 그건 '시간 많다'에 안 들어가나 봐요. 남편은 "뭘 그렇게 화를 내냐, 싫으면 취소하면 되지" 하는데, 취소도 제가 관리사무소 가서 해야 돼요. 관리소장님은 이미 저를 '후보님'이라고 불러요.
취소하면 우리 동 대표가 없어서 동 회의가 안 열린대요. 그래서 더 못 빼겠어요. 남편은 그걸 알고 한 거 같아요.
추가) 동대표 활동비 월 5만원 나온대요. 남편이 "용돈도 생기잖아" 했어요. 이 말에 제일 화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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