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잘 봤습니다. 무죄가 더 많이 나올 줄은 알았는데 생각보다 팽팽해서 놀랐고, 사실 그 팽팽함이 저희 집 상황이랑 똑같아서 좀 웃었습니다. 결론부터 쓰면 수술은 안 했습니다. 예약은 그대로 두고 날짜만 2주 뒤로 옮겼어요. 제가 옮겼습니다. 아내가 방에서 나온 건 그날 밤이었습니다. 나와서 한 말이 사과는 아니었어요. "미안한데 취소는 못 하겠어"였습니다. 저도 화가 덜 풀린 상태라 그럼 나는 뭐냐고 했고, 아내가 그때 서랍에서 뭘 꺼냈는데 산부인과 영수증이더라고요. 둘째 낳고 3년 동안 다닌 거 전부요. 저는 그중에 절반도 몰랐습니다. 회사 갔다 오면 다 끝나 있었으니까요. 그걸 보고 나서도 억울한 마음이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이게 솔직한 심정이에요. 다만 억울한 게 두 개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제 몸 얘기를 저 빼고 정한 것도 억울하고, 아내가 3년치를 혼자 처리한 것도 억울한 일이고요. 둘 다 사실인데 저는 하나만 세고 있었습니다. 지난 주말에 병원에 같이 가서 상담만 받고 왔습니다. 아내는 대기실에 있었고요. 의사가 30분이면 끝난다길래 3년이 뭐였나 싶었습니다. 그날 저녁에 아내한테 예약은 앞으로 내가 잡는다고 했습니다. 아내가 알겠다고 하고는 "그럼 진짜 잡아" 하는데 그게 또 좀 웃겼습니다. 댓글에 3년이라고 열 번쯤 쓰신 분들, 저도 이제 3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은 수술 끝나고 쓰겠습니다.
판 결 문· 변론에서 승격
그러다가 셋째 생기면 또 몸에 칼대는건 여자인데 병원예약한게 그렇게 기분 나쁜일인가? 그냥 수술하기싫다고 말하지. 수술하기싫다고 말하기도싫고 수술하기도싫고 뭐 어쩌라는거야
2026. 8. 23.
부장판사무심한 판사1665
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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