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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에서 공장 관리직 하는 40대입니다. 아들 둘 아빠입니다.
제 폰이 4년 됐는데 요즘 카톡 사진 하나 여는 데도 버벅거립니다. 저녁에 "폰이 왜 이렇게 느려" 했더니 중2 큰아들이 "아빠 저장공간 꽉 찼어. 내가 정리해줄까?" 하길래 고맙다고 맡겼습니다. 아들이 "사진도 좀 지워야 되는데 지워도 돼?" 묻길래 TV 보면서 "알아서 해" 했습니다. 그건 제가 한 말 맞습니다.
다음 날 출근해서 사진첩을 여니 1,100장이 남아 있었습니다. 원래 5,300장 정도였습니다. 4,200장이 없어졌고 최근 삭제 항목도 비어 있었습니다.
아들한테 전화했더니
"아빠가 알아서 하라며. 흐린 거, 비슷한 거, 캡처, 영수증 다 지웠어. 휴지통에 있으면 용량 안 줄어서 비웠어. 중요한 건 다 남겨놨어"
남겨놨다는 중요한 걸 보니 애들 사진 위주였습니다. 그건 고맙습니다.
그런데 지워진 것 중에 공장 설비 점검 때 찍어둔 사진이 2년 치 있었습니다. 흐리게 찍힌 것도 많지만 그게 다 증빙입니다. 그리고 2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가 시골집 마당에서 손 흔드시는 짧은 영상이 있었습니다. 흔들려서 화질이 안 좋았는데 그게 '흐린 거'로 분류된 모양입니다. 클라우드 백업은 용량 때문에 꺼둔 상태였습니다.
아들은 지금 제 눈치를 봅니다. 집사람은 "알아서 하라고 한 건 당신이잖아. 애한테 뭐라 하지 마" 합니다. 맞는 말이라 아들한테 화는 안 냈습니다.
그래도 휴지통까지 비운 건 좀 다르지 않나 싶습니다. 지워도 되냐고 물은 건 '정리해도 되냐'였지 '되돌릴 수 없게 해도 되냐'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들 잘못입니까, 알아서 하라고 한 제 잘못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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