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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남편이랑 둘이 사는 예순여섯입니다. 자식 셋 다 출가해서 육지에 살아요.
지난주에 막내딸이 전화로 "엄마 다음 달에 내려가면 시내 사진관 같이 가자, 예약해놨어" 하길래 가족사진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문자로 온 예약 내역에 '장수사진 패키지 - 한복 대여·메이크업 포함 18만원'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무슨 사진이냐고 물었더니
"엄마 지금이 제일 고울 때야. 더 늙기 전에 좋은 걸로 하나 찍어두자"
장수사진이라고 이름만 바꿨지 영정사진이지요.. 작년 가을에 계원 하나를 먼저 보내고 아직 그 집 앞을 못 지나다니는데, 딸이 제 사진부터 준비하겠다니 그날 저녁은 숟가락을 못 들었습니다.
딸 말로는 6년 전 외할머니 돌아가셨을 때 쓸 사진이 없어서 칠순 잔치 단체사진에서 얼굴만 오려 키운 게 지금도 마음에 걸린답니다. 그 사진이 흐릿했던 건 저도 기억해요. 요즘은 다들 미리 찍어둔다고, 큰오빠도 좋은 생각이라 했다더군요.
그래도 저한테 한마디 묻지도 않고 날짜에 한복 색까지 정해서 돈부터 낸 건 서운합니다. 못 가겠다고 했더니 "환불도 안 되는데 엄마는 왜 좋은 마음을 꼭 그렇게 받아" 하고 전화를 끊더군요. 그 뒤로 사흘째 연락이 없습니다.
예순 넘게 살면서 자식한테 서운한 일이야 숱했지만, 이번엔 제가 늙은이 티를 내는 건지 딸이 생각이 짧았던 건지 모르겠습니다. 판결 부탁드립니다.
판결 후 직접 변론 댓글도 달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