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는 퇴직 교장입니다. 교직 38년 하고 나와서 지금은 아들네 손주 둘(6살, 3살)을 평일 오후에 봐주고 있습니다. 아들 내외가 맞벌이라 하원부터 저녁 7시까지 제가 맡습니다. 집사람은 무릎이 안 좋아 제가 거의 다 합니다.
석 달 전 아들 집 거실에 홈캠이 생겼습니다. "애들 잘 노나 회사에서 잠깐씩 보려고요" 하길래 그런가 보다 했지요.
그런데 지난달부터 문자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아버지 오늘 유튜브40분 보여주셨네요. 저희 하루 20분으로 정했잖아요"
"작은애 사탕은 저녁 전엔 안 돼요"
"큰애 혼내실 때 '그러면 못 써'는 하지 말아주세요. 요즘은 감정 읽어주기 해요"
며느리가 아니라 아들이 보냅니다. 퇴근길 지하철에서 영상을 돌려보고 보내는 모양입니다.
유튜브20분 약속은 저도 했습니다. 지킨 날도 있고 못 지킨 날도 있습니다. 3살짜리 낮잠 재우는 동안 6살을 붙잡아둘 방법이 그것밖에 없는 날이 있습니다. 38년 아이들 가르친 사람이 아들한테 육아 지도를 문자로 받으니 솔직히 속이 상합니다.
아들한테 "카메라는 떼면 안 되겠니" 했더니
"아버지 감시하려는 거 아니에요. 기준을 맞추려는 거예요. 돈 드리는 것도 아닌데 이런 말씀 드리기 저희도 어려워요"
합니다. 돈 받자고 한 일이 아닌데 그 말이 더 걸립니다.
집사람은 "애들 위해서 그러는 걸 어쩌겠어요" 합니다. 제가 그만두면 아들 내외는 하원 도우미를 구해야 하고 그건 저도 원하지 않습니다. 다만 매일 저녁 오는 문자를 계속 받아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부모들은 다 이렇게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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