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은행 다니는 7년차 대리예요. 숫자 얘기라 좀 길어요.
3년째 제가 맡고 있는 할머님 고객이 계세요. 정기예금4억2천이요. 3년 전에 다른 은행 특판 4.1% 보고 해지하러 오셨을 때, 세후 이자랑 중도해지 손해까지 표로 뽑아드려서 붙잡은 분이에요. 그 뒤로 만기 두 달 전마다 금리 비교해서 전화드리고, 생신엔 문자 드리고, 보이스피싱 문자 받으셨을 땐 저한테 먼저 전화 주셔서 30분 넘게 같이 확인해 드렸어요.
이번 만기가 목요일이었어요. 수요일에 전화로 다 안내드리고 "금요일에 오시면 제가 처리해 드릴게요" 해놨어요. 목요일은 3주 전에 낸 연차였거든요. 병원 시술 날이라 옮길 수도 없는 날이었고요.
근데 할머님이 목요일 아침에 그냥 오셨대요. 만기 날 와야 이자가 붙는 줄 아셨다고.. 지점장님이 올해 들어온 신입한테 맡겼고 신입이1시간 반 붙잡고 재예치를 했어요. 여기까진 괜찮아요. 고객 기다리게 할 순 없으니까요.
문제는 실적이에요. 금요일에 출근해 보니 4억2천이 전부 신입 이름으로 올라가 있더라구요. 저희는 실적을 둘이 나눠 올리는 게 되거든요. 반반만이라도 해달라고 했더니
"고객은 은행 고객이지 네 고객이야? 앉아서 서류 쓴 건 얘야"
그러고는 "너 신입 때 퇴직한 선배 고객들실적 내가 다 너 앞으로 올려준 거 잊었어?" 하시네요. 그건 맞아요. 저도 그때 받았어요. 신입이 하반기 수신 목표 31%라서 이거 없으면 지점 신입 육성 점수가 깎인다는 것도 알고요.
근데 저는 이걸로 96%에서 100%를 넘기는 거였어요. 등급 하나 차이로 성과급이80만원 가까이 갈려요. 그 선배는 퇴직하면서 넘겨주신 거고 저는 연차 하루 쓴 거예요. 3년 공들인 게 연차 하루면 남의 게 되나요?
할머님이 "그 아가씨는 오늘 안 나왔나" 하고 두 번이나 물어보셨대요. 신입이 그 얘기를 미안해하면서 해주는데 그게 더 비참하더라구요. 하.. 신입한테 화낼 일도 아니라 더 답답해요.
제가 욕심인 건가요, 지점장님이 너무하신 건가요?
판결 후 직접 변론 댓글도 달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