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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에서 공장 관리직 하고 있고 외벌이 16년차입니다. 중2 아들, 초5 딸 있습니다.
일의 시작은 남동생입니다. 동생이 작은 정비소를 하는데 리프트가 고장 나서 급하게 500만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3개월이면 갚는다고 했고, 동생이 예전에 저 이사할 때 트럭이며 인건비며 다 대준 적이 있어서 저는 바로 해주려고 했습니다.
아내한테 말했더니 그날 밤에 엑셀 파일을 하나 보여주더군요. 제목이 '가사노동 시급표'였습니다.
아침 준비 1시간, 등교 30분, 청소 빨래 2시간, 저녁 1시간 반, 숙제 봐주기 1시간... 이걸 최저시급으로 곱하니까 한 달 260이 나온답니다. 제 실수령이 520이니까 "딱 반이네. 이 집 돈 반은 내 거야. 당신 몫 250 안에서 빌려줘" 이러는 겁니다.
솔직히 그 표 보고 할 말이 없었습니다. 숫자는 틀린 데가 없었으니까요. 근데 기분이 너무 이상했습니다.
16년 동안 제 월급을 '내 돈'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월급날이면 통장째 아내가 관리했고 저는 용돈 40 받아 씁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제가 뭘 하려고 하니까 시급표가 나오는 겁니다.
아내 말은 이렇습니다.
"작년에 도련님 300 빌려준 거 아직 100 남았잖아. 내가 반대하면 당신은 '내가 버는 돈인데' 할 거잖아. 그 말 못 하게 미리 계산해둔 거야."
작년 300 중에 100 남은 건 맞습니다. 동생이 지금 갚는 중입니다.
저는 "그럼 내 병원비도 반반이냐, 애들 학원비도 시급으로 나누냐" 했고 아내는 "그렇게 비꼬는 거 보니 표 만든 게 맞네" 하고 들어갔습니다. 3일째 각방입니다.
동생한테는 아직 답을 못 줬습니다. 리프트 없으면 일을 못 하는데 말입니다.
추가) 아내가 그 표를 친구들 단톡방에도 보여줬다는 걸 오늘 알았습니다. 다들 "언니 대박 나도 만들어야겠다" 했답니다.
판결 후 직접 변론 댓글도 달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