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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년차 개발자입니다. 할머니가 3년 전에 돌아가셨는데, 어릴 때 맞벌이 부모님 대신 저를 키워주신 분이라 아직도 많이 생각납니다. 아내도 그걸 압니다.
이번 생일에 아내가 영상을 하나 준비했습니다. 제 폰에 남아 있던 할머니 음성메시지 몇 개를 AI 음성 서비스에 넣어서, 할머니 목소리로 "우리 강아지 생일 축하한다. 밥 잘 챙겨 먹고" 하는 1분짜리 영상을 만든 겁니다. 사진도 살짝 움직이게 해서요.
솔직히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울었습니다. 고마웠고요.
문제는 그걸 생일 가족 식사 자리에서 틀었다는 겁니다. 어머니, 아버지, 누나네까지 다 있는 데서요. 저한테 먼저 보여주지 않고 깜짝 선물이라며 식당 TV에 연결했습니다.
할머니는 어머니의 엄마입니다. 어머니가 영상 시작 10초 만에 수저를 내려놓고 화장실로 가셨고, 20분 동안 안 나오셨습니다. 나와서는 "고맙다" 한마디 하시고 식사 내내 아무 말씀이 없었습니다. 누나는 "이건 좀.. 엄마한테 먼저 물어봤어야지" 했고요.
집에 와서 아내가 울면서 그러더군요.
"좋은 마음으로 한 건데 왜 내가 죄인이 돼? 당신도 울었잖아. 어머님도 고맙다고 하셨어."
당신한테만 보여줬으면 좋았겠다고 했더니
"그럼 나 혼자 몇 주 동안 이거 만든 걸 아무도 모르는 거야?"
아내 마음은 압니다. 몇 주 동안 밤에 몰래 작업했다는 것도 알고요. 근데 어머니한텐 3년 만에 엄마 목소리를 예고도 없이, 그것도 식당에서 들은 겁니다. 어머니는 그 뒤로 가족 단톡에 답이 짧아지셨습니다.
아내한테 잘못했다고 말해야 하는 건지, 그냥 고맙다고 하고 넘어가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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