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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 30년, 시어머니 2년차예요. 시아버님 제사를 30년 동안 제 손으로 지냈어요. 전 부치고 나물 무치고, 많을 땐 이틀 꼬박이요.
올해 봄에 제가 무릎 수술을 했어요. 이번 달 제사를 앞두고 며느리가 조심스럽게 휴대폰을 보여주더라구요. 제사 음식 밀키트였어요. 전 세 가지, 나물 삼색, 탕국, 산적까지 데우기만 하면 되는 세트. 3인분에 19만8천원이래요.
"어머님 무릎도 안 좋으시고 저도 평일엔 퇴근이 늦어서요. 이걸로 하고 그 시간에 다 같이 산소 가는 게 어떨까요. 결제는 제가 할게요"
말은 공손했어요. 결제도 자기가 한대요. 근데 그날 저녁에 잠이 안 오더라구요.
제가 30년 동안 시어머니 눈치 보면서 지낸 제사를, 제가 시어머니 되니까 택배로 받는 거예요. 저는 그 제사를 하면서 시어머니한테 인정받았고, 그게 제 자리였어요. 그걸 2년 만에 '데우기만 하면 되는 세트'로 바꾸자는 말을 며느리가 먼저 하니까 서운한 정도가 아니라 허망하더라구요.
아들은 "엄마 그게 훨씬 편해. 요즘 다 그래" 하고, 남편은 "애가 돈까지 낸다는데 뭘 그러냐" 해요. 셋이 다 같은 편이에요.
솔직히 나도 무릎 때문에 전 부칠 자신은 없어요. 그래서 더 말을 못 하겠어요. 근데 내가 그렇게 해달라고 한 적도 없는데 며느리가 먼저 '밀키트'를 꺼낸 게 맞는 건지. 한 번쯤 "어머님 이번엔 제가 같이 부칠게요"부터 했으면 이렇게 서운하진 않았을 거예요.
이게 요즘 기준으로는 고마운 일인가요? 아니면 제가 옛날 사람인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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