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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에서 공장 관리직으로 18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아이들 낳고 전업이고 중2 아들, 초5 딸 있습니다. 외벌이라 월급은 아내가 관리하고 저는 용돈 월 50 받습니다. 여기까지는 불만 없습니다.
올해 회사 실적이 좋아서 연말 성과급이 세후 400 나왔습니다. 작년엔 0원, 재작년엔 150이었습니다. 라인 증설 때문에 석 달 동안 주말 출근을 열한 번 했고, 그래서 나온 돈이라고 생각합니다.
돈 들어온 날 저녁에 아내가 식탁에 종이를 한 장 놓더군요. 제목이 '가족 보너스 배분'.
아빠 100 / 엄마 100 / 아들 100 / 딸 100
아이들 몫은 각자 청약이랑 적금, 엄마 몫은 비상금, 아빠 몫은 자유롭게 쓰랍니다. 아이들 계좌로는 이미 이체가 끝나 있었습니다.
"우리 집 돈은 다 가족 돈이야. 당신 주말에 나간 동안 나도 애 둘 혼자 봤어. 애들도 아빠 없는 주말 보낸 거고."
말은 맞습니다. 근데 저는 이 돈으로 하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1. 차 타이어 네 짝. 7년 된 차라 안전 문제입니다. 70만원
2. 허리 때문에 다니던 한의원 남은 치료. 40만원
3. 남는 걸로 아내랑 둘이 1박이라도
이걸 말했더니 "타이어는 생활비에서 하고 한의원은 당신 100에서 해" 합니다. 결국 제가 고른 건 하나도 없는 겁니다. 둘이 여행 가자는 말에는 "애들 두고 어딜 가" 했고요.
애들 청약 넣어준 건 좋은 일입니다. 나중에 보면 잘했다고 할 겁니다. 그런데 석 달 주말 내내 공장에 있다가 받은 돈을, 받은 날 저녁에 종이 한 장으로 통보받는 건 다른 문제 같습니다. 의견을 한 번도 안 물었습니다.
딸한테는 "아빠가 열심히 일해서 너희 보너스 생겼다"고 했답니다. 딸이 고맙다고 안아줘서 그날은 아무 말도 못 했습니다.
추가) 아내가 사치하는 사람 아닙니다. 자기 몫도 비상금이라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쓸 겁니다. 그래서 더 말을 못 하겠습니다.
제가 쪼잔한 겁니까, 한마디 물어봤어야 하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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